이연걸, '여전히 쌩쌩한 영원한 황비홍'[MD인터뷰]
2006-02-25 11:25:29

[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영웅’, ‘황비홍’, ‘소림사’, ‘정무문’, ‘보디가드’, ‘태극권’, ‘의천도룡기’ 등 수 많은 작품으로 1980년부터 국내 관객들과 만나온 이연걸(43)이 자신의 무협영화 25년을 정리하며 만든 ‘무인 곽원갑’을 들고 10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은퇴계획 없어, 계속 작품으로 만나겠다.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이연걸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22일 밤 서울에 도착, 23일 언론시사회, VIP시사회, 일반시사회에 참석했고 아침부터 연달아 이어진 인터뷰.
하지만 이연걸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답게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의 생각과 영화를 소개했다.
“피곤해 보여 안쓰럽다”는 질문에 큰 목소리로 “메이요! 메이요!(그렇지 않다)”고 큰 소리로 외치며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에 어느새 40살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황비홍’과 ‘동방불패’에서 보여준 20대의 패기가 느껴졌다.
이연걸은 한때 불교에 입문 출가설이 나돌았고 ‘무인 곽원갑’이 은퇴 작품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36살에 불교에 입문 물질이 주지 못하는 진정한 행복을 배우고 있다. 하지만 출가할 생각은 없다. 영화를 통해 계속 관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은퇴하지 않는다니 다행이다. 하지만 ‘무인 곽원갑’이 마지막 무협영화라는데 이제 와이어 없이 공중을 날아다니는 이연걸만의 액션은 볼 수 없다는 생각이 아쉬웠다.
이연걸은 “액션영화에 출연하지 않겠다고 한 말은 ‘무인 곽원갑’에 25년간 연기하며 느끼고 배운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었다. 9살 때 배우기 시작한 무술을 통해 하고 싶은 말도 모두 담았다. 제가 무술을 통해 말하고 싶은 철학과 정신은 이영화로 마침표다. 하지만 영화속 내용 전개나 표현 도구로 사용되는 액션연기는 계속 하겠다”고 진지한 표정과 미소를 섞으며 안심시켰다.
나이가 있어 액션연기 힘도 든다. 하지만 진짜연기도 알겠다
‘무인 곽원갑’에서 이연걸은 정통 무술인 출신 연기자라는 사실을 맘껏 보여줬다. 20대 시절 못잖은 호쾌한 리얼 액션으로 2m거구의 미국 레슬링선수와 싸우고 칼과 쌍절곤도 모자라 삼절곤까지 들고 맘껏 무술을 선보인다. 건강유지 비결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특별히 건강유지비결은 없다. 영화에서 보이는 모습은 젊은 시절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사실 힘든 점도 많이 있다. 연기하며 체력적으로 차이점도 느낀다. 하지만 영화 속 곽원갑이 젊은 시절 오로지 승리를 위해 호기를 부리다 나이가 들어 내면의 나를 이기는 법을 배우는 과정처럼 연기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한류열풍 실감!
이연걸은 10년전인 1996년 영화 ‘모험왕’ 프로모션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영화의 새로은 시작을 알렸다는 ‘쉬리’가 개봉되기 3년전이었다. 당시 한류도 없었고 한국영화도 외화에 밀려 생존자체가 힘들었던 시절이었다.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을까? “더 발전된 한국을 느끼고 싶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바로 이동, 스케줄을 소화했다. 둘러볼 시간이 없어 너무 아쉽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아시아 전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한국문화의 뛰어난 점을 많이 느끼고 있다. 10년 후 중국에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성장한 한류세대가 나올 것 같다.
1990년 초 홍콩영화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는데 최근 부진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최근 많은 감독들과 배우, 작품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영화, 홍콩중국영화, 인도영화 등 모든 아시아 문화가 서로 잘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불교를 통해 새로운 삶 찾아
인터뷰내내 이연걸은 한손으로 염주를 돌리고 있었다. 목에도 긴 염주를 걸고 있었다. 이연걸은 “어린 나이에 돈과 명성을 얻었지만 무엇인가 부족하고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궁금했었다. 불교를 통해 물질이 줄 수 없는 행복과 깨달음을 배웠고 즐거움을 찾는 방법, 즐겁지 않아도 즐겁게 느끼는 방법을 배웠다. 또한 불교에서 배운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점을 ‘무인 곽원갑’을 통해 알리고 싶었다”고 자신에게 불교가 주는 깨달음과 의미를 전했다.
코흘리개 시절 ‘황비홍’을 보고 성룡과 이연걸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친구들과 궁금해하던 사람들이 벌써 30대 전후반이다.
20년이 지났지만 이연걸은 똑같이 스크린에서 붕붕 날아다닌다. 하지만 지금은 상대방을 때려눕히는 것만이 다가 아닌 마지막 일격을 거두며 용서하고 이해하는 자비를 보여주고 있다. 언뜻 관련없어 보이는 '액션영화'와 '불가'를 오간 20년 이연걸의 '실천종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