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계약과 통역[/B][/ALIGN]
한국에서는 통역(通譯)과 번역(飜譯)을 구분해 사용하는데 비하여, 중국에서는 두 가지 모두를 번역이라고 통칭한다. 원래 말(言語)과 글(文字)은 분리된 개념임에도 현실에서는 글이 짧으면 말도 품위가 떨어지게 되어 상호 복합작용을 일으키게 된다.
계약(契約)이 경제 주체인 당사자 간의 약속(약속)이라면, 약속의 키는 언어(言語)가 되고, 이를 계약서로 작성할 경우 문자로의 번역이 필수적인데, 언어와 문자가 통하지 않는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통역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상담과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밖에 없다.
통역에 있어서의 핵심은, 양 당사자의 학력이 박사인데 통역이 중졸일 경우 그 대화의 전달은 종졸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중요한 상거래에 있어서 글이 짧고 경험이 일천한 통역을 매개로 하여 수 차례의 상담 과정을 거쳐 계약에까지 이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우며, 당사자의 일방인 내가 의사소통에 힘이 들면 들수록 상대발 역시 똑같이 힘이 들게 되므로 상호 불필요한 신경전이 발생하게 된다.
중요하거나 전문성을 띤 문서를 번역하여 제출할 때도 역시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데, 우리가 수준이 낮은 번역 서류를 볼 때 느끼는 황당한 상황이 거꾸로 상대방(중국인)도 느끼게 된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한국인으로서 관리능력을 가진 우수한 통역의 확보는 필수적이며, 중요한 협상이나 법정분쟁과 같은 상황에 대비하여 평소에 유익하고 사회경험이 풍부한 조선족 친구를 사귀어 두는 것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가 될 것이다.
실무 경험상 중국 현지에서 발생하는 분쟁 중 상단부분이 통역의 의사전달과정에서 원인이 제공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법적분쟁까지 진행될 경우 일반적인 통역으로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므로, 평소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고나점에서 대비책을 확보해 두는 것이 유익하다.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중국 사업의 성공에 통역이라는 매개체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데, 혼자 똑똑한 척 하는 일부 한국인들은 자신이 귀머거리이자 벙어리, 그리고 눈끈 장님임을 모르고 있기 일쑤다.